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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한 샌프란
[요즘미국] 이 브랜드는 어느나라 화장품이에요? 본문
안녕하세요 오들입니다. 제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분들 중 OO화장품은 어느나라 제품인지 궁금해 하셔서 검색하고 오시는 분들이 꽤 계시는데요, 사실 화장품은 어느나라 제품이든 미국에서 사시는 게 저렴한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면 프랑스 브랜드 랑콤 제품이더라도 미국은 프랑스 현지보다 더 많이 또 자주 프로모션이 있기 때문이죠. 미국은 정말 과소비 권장국입니다. 어찌되었건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많으신 만큼 한번쯤 저도 포스팅해보고 싶어서 준비했습니다. 화장품 브랜드들은 워낙 국경을 넘어 사고 팔리는 경우가 많아서 창업된 나라와 지금 소속된 나라가 다른 경우가 많은데요, 다 차근차근 소개해 드리도록 할게요.
로레알(L'Oreal) - 프랑스
이름부터 딱 프랑스 느낌이 나는 로레알인데요, 로레알 파리 자체 브랜드도 있지만 랑콤, 비오템 등 세계 최대 코스메틱 그룹답게 정말 많은 브랜드들이 로레알 계열사랍니다. 일단 럭셔리 계열부터 소개드리자면 랑콤, 입생로랑, 아르마니, 키엘, 헬레나 루빈스타인, 비오템, 슈에무라 (2004년에 인수), 잇 코스메틱(IT cosmetics), 랄프로렌 향수, 어반 디케이, 뮈글러, 발렌티노, 빅터앤롤프, 아자로, 프라다, 카사렐, 메종 마르지엘라 향수, 디젤, 아틀리에 코롱, 카리타 등 수많은 쟁쟁한 브랜드들이 로레알 소속이에요.
비오템은 우리나라에서는 모르시는 분이 없을텐데 미국에는 의외로 잘 알려져 있지 않아요. 세포라에도 메이씨즈에도 없습니다.
헬레나 루빈스타인은 폴란드계 미국인이 본인의 이름을 걸고 만든 브랜드인데 미국보다는 오히려 일본에서 꽤 인기가 있던 기억이 나요. 미국에서도 찾아보면 어찌어찌 있기는 한데 모르는 분들이 더 많으실 것 같네요. 로레알에서 만든 브랜드들도 많지만 잇 코스메틱이나 어반 디케이처럼 인수한 브랜드들도 엄청 많죠. 잇 코스메틱은 컨실러 및 CC크림(이라 쓰고 파운데이션으로 읽으세요)으로 유명한데요, 미국 홈쇼핑 채널 QVC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확 뜬 브랜드에요. 2016년에 로레알에 매각되었습니다. 로레알은 이렇게 성장 가능성이 높은, 핫한 브랜드를 사서 글로벌하게 키우는 게 취미인가 봅니다.
더마코스메틱 계열에는 라로슈포제, 비쉬, 세라비, 스킨슈티컬즈 등이 로레알 소속이네요. 세라비는 미국 브랜드인줄 알았는데 2017년에 로레알에 인수되었다고 합니다. 미국에서 만들어진 브랜드인지 캐나다에서 만들어진 브랜드인지는 좀 모호한데 여기저기 찾아보니 아마도 미국에서 창업 후 캐나다 제약회사에서 관리하다가 로레알로 넘어간 것 같아요. 라로슈포제는 많은 분들의 파리 쇼핑리스트 1순위인데요, 알고보면 미국에서도 쉽게 구매하실 수 있으니 참고 부탁드려요.
다음으로는 대중적인 컨슈머 브랜드인데요, 우리에게 잘 알려진 스타일난다의 3CE도 로레알에 인수되어 몇년 전 장안의 화제가 되었었죠. 대표브랜드인 로레알 파리, 가르니에를 비롯해 메이블린, NYX, 및 네일 브랜드 에시(Essie)도 다 로레알 소속입니다.
NYX는 한국계 미국인이 만들어서 로레알에 매각했다고 들었는데요, 브랜드 포지셔닝이 마치 드럭스토어의 맥 같은 느낌입니다. 패키징은 심플, 컬러는 휘황찬란하게 다양, 퀄리티는 누구나 인정하고요 가성비도 좋은 편이에요.
로레알의 경우 저렴이 찾기가 굉장히 쉬운 그룹인데요, 예를 들어 랑콤의 인기상품인 마스카라의 저렴이는 로레알 파리나 메이블린의 마스카라가 거론되는 경우가 많고요, 랑콤의 파운데이션 저렴이도 역시 로레알 파리 제품이 자주 등장해요. 랑콤의 제네피크 세럼마저 로레알 파리 제품 중 저렴이(L'Oreal Paris 1.5% Pure Hyaluronic Acid Serum for Face with Vitamin C)가 존재한답니다. YSL의 뚜쉬에끌라의 저렴이로는 로레알 파리의 매직 루미 하이라이터가 있죠. 물론 전성분이나 효능이 백퍼센트 일치한다고 보장은 못드리지만 마스카라처럼 자주 교체해줘야 하는 제품은 저렴이를 편하게 쓰는 것도 좋은 방법 같습니다. 참고로 저렴이를 영어로 하면 dupe(직역: 유사제품) 입니다. 브랜드 및 이름에 dupe를 더해서 검색하시면 바로 나와요.
마지막으로 헤어 브랜드로는 로레알 프로페셔널 파리, 케라스타즈, 레드켄, 매트릭스, 퓨어올로지 등이 있네요. 드럭스토어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로레알이나 가르니에도 헤어 제품이 나오는데요, 역시 로레알 프로페셔널 파리나 케라스타즈의 저렴이로 가성비 좋고 품질 좋은 제품이 많아요. 연예인 헤어스타일리스트들도 입을 모아 칭찬하는 로레알 파리의 엘넷(Elnett) 헤어스프레이는 엄청난 롱셀러랍니다.
말나온 김에 뷰티의 양대산맥을 봅시다. 미국의 자존심 에스티로더 컴퍼니도 엄청 많은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어요.
에스티로더 (Estee Lauder) - 미국
로레알이 대중적인 브랜드부터 고급 브랜드까지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췄다면 에스티로더 컴퍼니는 최소 백화점급 브랜드부터 최고급 니치향수까지 조금 더 비싼 브랜드들이 많은 편이에요. 잘 아시는 에스티로더를 비롯해서 조말론, 클리니크, 바비브라운, 맥, 오리진스, 아베다, 달팡, 랩시리즈, 아라미스까지 다 에스티로더 브랜드이고요, 여기에 최고급 브랜드인 라메르, 르라보, 톰포트 뷰티 및 프레데릭 말, 심지어 킬리안 파리까지 알고보면 에스티로더 소속입니다.
브랜드 수로 따지면 로레알이 앞서지만 에스티로더 컴퍼니 내에 알짜배기 고오급 브랜드들이 많이 보이는 것도 사실이네요. 홀리데이 박스 비교했을 때도 느낀 건데 랑콤보다는 에스티로더 패키징이 한층 더 고급스러웠거든요. 그룹으로서 추구하는 방향이 살짝 달라서일지도 모르겠어요.
라메르의 경우 이름만 들으면 프랑스 브랜드 이미지가 있는데 캘리포니아에 사는 독일 출신 물리학자가 만든 브랜드라고 해요. 킬리안 파리는 프랑스인이 시작한 브랜드가 맞고요, 2007년 에스티로더 산하로 들어갔다고 하네요. 미국에서 핫한 글램글로우와 투페이스드, 프라이머로 유명한 스매시박스도 다 에스티로더 소속이랍니다. 우리나라의 닥터자르트 역시 에스티로더에 2019년 인수되었죠.
맥 (MAC) - 캐나다 -> 미국
저는 사실 지금까지 맥이 미국 브랜드인줄 굳건히 믿고 있었는데요 찾아보니까 의외로 캐나다 브랜드라고 하네요! 1984년 캐나다 토론토에서 태어난 브랜드라고 해요. 지금은 에스티 로더 계열사 소속이 되어서 따지고 보면 미국 브랜드라고 볼 수도 있겠네요. 기본적으로 제품력 및 가성비가 뛰어나서 누구나 인정하는 브랜드인데요, 깨알같은 한정판도 자주 출시되는 편이라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해요.
맥 화장품은 웬만한 백화점에는 대부분 입점이 되어 있고요, 공홈에서도 세일 자주하는 편입니다. 미국에 지인분이 계시면 미리 주문을 해두시고 가져가시는 게 제일 저렴한 쇼핑 방법일 것 같아요. 현지에서 직접 쇼핑하신다면 메이씨즈(Macy's)나 울타뷰티(Ulta)에 들러보시는 것도 좋으실 것 같아요. 메이씨즈는 세일을 자주 하는 편이고 울타는 홈페이지 쿠폰을 보여주시면 조금 더 괜찮은 가격으로 쇼핑하실 수 있어요.
키엘 (Kiehl's) - 미국 -> 프랑스
우리나라 분들이 정말 좋아하시는 키엘입니다. 뉴욕 맨하탄에서 무려 1851년에 태어난 역사깊은 브랜드이죠. 패키징 역시 뉴욕 느낌이 물씬 풍기는 빼박 뉴욕 브랜드인줄 알았는데요, 지금은 프랑스 로레알에 인수되어 운영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프랑스 브랜드라고 말하기에는 이미지가 너무 미국스러운 것 같아요. 이건 의도된 마케팅 전략 같기도 하고요.
키엘 역시 백화점이나 세포라, 울타 등에서 쉽게 접하실 수 있고요, 미리 세일 정보를 검색해 보시고 비교하시는 것을 추천드릴게요. 백화점마다 세일 품목이 조금씩 달라지기도 하고 온라인 몰 가격과 오프라인 매장 가격도 상이할 수 있으니 폭풍쇼핑 원하시면 미리미리 검색해 보세요. 미국은 배송이 최소 1주일은 걸리는 점도 기억하시고요. 스토어 픽업 주문도 재고에 따라 준비 지연이 될 수 있으니 우리나라와 같은 스피드를 기대하시면 곤란하실 수도 있어요.
시세이도 그룹 소유 미국 브랜드 - 나스, 로라 메르시에, 드렁크 엘리펀트, 나르시스코 로드리게즈, 토리버치 뷰티 등
아무도 검색하지 않으시지만 알려드리고 싶어서 추가로 공유드려요. 의외로 시세이도가 미국 브랜드 인수를 열심히 하더라고요. 틴티드 모이스처라이저로 인기몰이를 하던 로라 메르시에라던가 블러시로 유명한 나스, 세포라에서 인기인 드렁크 엘리펀트(Drunk Elephant)와 나르시스코 로드리게즈 및 토리버치 향수도 시세이도가 만듭니다. 드렁크 엘리펀트는 지난번에도 잠깐 소개해 드린 적이 있는데요, 미국의 20-30대가 선호하는 영한 브랜드에요. 인디브랜드 이미지가 강했는데 시세이도가 발빠르게 인수했군요. 물론 마케팅 차원에서 대놓고 일본 대기업 브랜드라고 선전하지는 않아요.
코세 - 타르트, 질 스튜어트 / 카오 - 몰튼 브라운, 존 프리다, 저겐스 등
역시 일본의 화장품 그룹인 코세나 카오도 꽤 많은 미국 및 영국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어요. 아마조니안 클레이 블러시로 유명한 타르트는 코세에서 샀고, 영국 런던에서 시작된 바디 브랜드 몰튼 브라운 및 미국에서 대중적으로 많이 쓰는 저겐스(Jergens)와 존 프리다(John Frieda)도 알고보니 지금은 카오 소속이라고 해요. 저겐스가 카오 계열인건 어찌어찌 알고 있었는데 몰튼 브라운과 존 프리다가 넘어간건 저도 이번에 처음 알았네요. 몰튼 브라운은 영국 이미지가 워낙 강해서 저도 좀 충격이에요. 존 프리다는 가성비 좋은 드럭스토어 헤어케어 브랜드입니다.
질 스튜어트는 미국에서는 사실 찾아보기 어렵지만 혹시 미국 브랜드로 오해하실까봐 알려드려요. 코세 브랜드랍니다.
의식의 흐름을 따라가보니 갑자기 세포라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타차(Tatcha)도 궁금해서 찾아봤는데요, 당연히 일본 브랜드라고 생각하지는 않았고(일본에서 듣지도 본적도 없으니까요) 세포라 자체 브랜드인줄 알았는데 반전이 있었어요, 도브비누로 유명한 유니레버 소속이랍니다. 창업자 역시 일본사람이 아니고요, 대만계 미국인이 만든 브랜드에요.
화장품은 워낙 이미지 장사니까요, 타겟 소비자에 맞춰서 보여주고 싶은 브랜드 스토리를 강조하는 마케팅이 대부분이죠. 이렇게 쓰고 보니 LVMH, 유니레버나 피앤지, 코티, 레블론 등 다른 거대 뷰티 그룹 계열사들를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네요. 언제 한번 야심차게 (!) 준비해 보겠습니다. 화장품 쇼핑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고요, 더 궁금하신 점 있으시면 편하게 댓글 남겨주세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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