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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도쿄] (광고아님) 디저트 뷔페보다, 특급 호텔 애프터눈 티 본문

도쿄

[고급도쿄] (광고아님) 디저트 뷔페보다, 특급 호텔 애프터눈 티

오들 :) 2023. 1. 1. 09:35

안녕하세요, 오들입니다. 한국은 벌써 새해가 밝았겠네요. 요즘 도쿄 여행에 관심이 많으신 것 같아서 좀 옛날 정보이긴 하지만 도쿄에서 가봤던 호텔 애프터눈 티 두곳을 소개해드리려고 해요. 단순히 디저트만 먹는다고 생각하면 아깝다는 기분이 들지만 분위기, 서비스, 맛, 사진, 추억 등을 고려하신다면 한번쯤은 가보실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애프터눈 티 디저트는 시즌마다 변동이 자주 됩니다. 예약 및 방문하시기 전에 꼭 메뉴를 한번 확인해 보시고 가세요. 예를 들어, 딸기를 테마로 하는 애프터눈 티(일본은 겨울에 특히 자주 합니다)인데 딸기를 별로 안 좋아하시는 분이 가시면 정말 안타깝겠지요. 

더 페닌슐라 도쿄 호텔 라운지 (ザ・ペニンシュラ東京, 지도)

 

더 • 페닌슐라 도쿄 · 1 Chome-8-1 Yurakucho, Chiyoda City, Tokyo 100-0006 일본

★★★★☆ · 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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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비야역에서 연결통로로 편리하게 가실 수 있는 더 페닌슐라 도쿄입니다. 긴자와 가깝고 황궁 바로 옆에 위치해 있는 럭셔리 호텔인데요, 1층 로비에서 애프터 눈 티를 맛보실 수 있어요. 현재 가격은 1인당 주중 8000엔/주말 9000엔 (세금 및 서비스 포함) 이라고 하네요. 예약은 하고 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Peninsula Afternoon Tea | The Peninsula Tokyo

Enjoy the freshest strawberries of the season with our Afternoon T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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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가 참 예쁜 애프터눈 티입니다. 새장 같기도 하고 보석을 진열해 놓은 인상마저 주죠. 사진에는 없지만 티포트도 전통적인 느낌의 실버 티포트에 담아주셔서 더 기분좋게 마셨던 것 같아요. 티 자체도 매우 향기롭고 좋습니다. 아마 자체 브랜드의 티였던 것 같아요. 디저트는 하나하나 맛이 다 빠지지 않고 훌륭했어요. 솔직히 마냥 다 예쁘죠. 일본사람들 디저트 만드는 기술이 정말 좋아요. 샌프란시스코에서 이런 퀄리티의 애프터눈 티는 찾아볼 수도 없답니다. 

 

 

서비스도 훌륭했고요, 피아노 연주도 있어서 더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연출되었던 것 같아요. 따끈따끈한 스콘도 1인당 두조각씩 나옵니다. 물론 굉장히 달긴 합니다만 애프터눈 티라는게 천천히 여유롭게 즐기는 맛이니까요. 이렇게 적어놓고 저희는 가자마자 푸드파이터마냥 30분만에 반 이상을 다 해치우긴 합니다.

 

 

핑크핑크하게 여심을 자극하는 예쁜 더 페닌슐라 도쿄의 애프터눈 티인데요, 몇가지 주의하실 점이 있습니다. 사진에서 옆좌석 손님들 보이는 것으로 이미 눈치 채셨겠지만 가격과 호텔의 클래스를 생각하면 옆 테이블과의 간격이 좀 좁은 편이에요. 테이블 자체도 굉장히 작습니다. 특급호텔에서 디저트 먹는데 이렇게 테이블 작은 곳은 전세계에서 여기가 유일했던 것 같아요. 땅값이 비싼 도쿄 긴자 부근이라 이해는 합니다만 좀 당황스러웠어요. 또한, 커다란 정문이 위치한 1층 로비에서 하는 애프터눈 티인 만큼 분위기가 조금 어수선한 감이 있습니다. 티를 마시는데 자꾸 정문이 열렸다 닫혔다 사람들도 지나가고 하거든요. 

 

 

로비 인테리어도 좀 미니멀한 편이라 예쁘게 사진 찍을만한 곳이 많지는 않아요. 단점만 너무 말씀드린 것 같은데 사실 기막힌 장점이 하나 있긴 합니다. 저녁에도 애프터눈 티가 가능한 곳은 아마 도쿄(혹은 전세계에서) 페닌슐라 도쿄가 유일할 지도 몰라요. 저희도 저녁시간 즈음에 먹고 와서 따로 저녁 식사는 챙기지 않았는데요, 일정상 오후에 애프터눈 티 하실 여유가 없으시거나 긴자의 저녁 분위기를 즐기고 싶으시다면 페닌슐라 추천입니다. 사실 식사도 점심보다는 저녁이 더 비싸잖아요. 그점 고려하시면 괜찮은 가격입니다. 이건 언제든 변경될 수 있는 부분이니 일정 짜실 때 공식 홈페이지 한번 더 확인 부탁드려요. 구글맵에서 요즘 사진을 보니 아직도 저 새장 트레이 컨셉을 유지하고 있는 것 같네요. 이 컨셉이 마음에 드시고 동선상 긴자 및 히비야역이 유리하시다면, 또 저녁 애프터눈 티를 원하신다면 추천입니다. 좀 조용하고 여유롭게 애프터눈 티를 하고 싶으시다면 여기 말고 이 다음 소개해 드리는 만다린 오리엔탈로 고려해보세요. 

 

 

만다린 오리엔탈 (マンダリン オリエンタル 東京, 지도)

 

만다린 오리엔탈 도쿄 · 2 Chome-1-1 Nihonbashimuromachi, Chuo City, Tokyo 103-8328 일본

★★★★★ · 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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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자보다 한적하고 고급진 니혼바시-미츠코시마에 근처의 만다린 오리엔탈 도쿄입니다. 여기나 페닌슐라나 비슷한 클래스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분위기는 만다린 오리엔탈이 훨씬 묵직하고 고급스러워요. 도쿄 처음 갔을 때는 긴자가 최고라고 생각했었는데 몇년 살다 보니 관광객 바글바글한 긴자보다는 니혼바시나 미츠코시마에가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더군요. 

 

 

일단 로비가 1층에 있는 것이 아니고요, 애프터눈 티도 전용 라운지에서 서빙되기 때문에 페닌슐라처람 복잡하거나 어수선한 분위기가 아니랍니다. 이렇게 써놓고 보니 만다린 오리엔탈 광고글 같은데, 안타깝게도 아닙니다. 사실 디저트 퀄리티는 페닌슐라나 만다린이나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애프터눈 티가 먹기 위해서만 가는 것이 아니니까요. 특히 만다린 오리엔탈은 분위기가 정말 좋고요, 38층에 위치해 있어서 전망도 특별합니다. 도쿄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전망을 배경으로 널찍한 라운지에서 여유롭게 애프터눈 티를 즐기는 기분은 정말 최고에요.

 

 

너무 흥분해서 가격정보 공유를 깜박했네요. 2022년 12월 기준 6350엔 + 서비스 15%가 붙는다고 하네요. 다 포함해도 페닌슐라보다 오히려 저렴해요. 코로나 전에는 스콘이 무한 리필이었는데 요즘은 그렇지 않다고 하니 참고 부탁드릴게요. 솔직히 여기 스콘이 굉장히 맛있지만 너무 많이 먹으면 배부르니까요, 엄청난 단점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버터와 클로티드 크림을 발라먹어도 스콘을 무제한으로 먹는 건 한계가 있어요.

 

 

만다린 오리엔탈은 인기가 굉장히 많은 애프터눈 티 맛집이라 예약은 필수이고요, 가보시면 이해가 되실 거에요. 들어갈 때부터 최고급 호텔 분위기 뿜뿜이고 애프터눈 티 자체도 매우 훌륭합니다. 이 애프터눈 티 라운지가 있는 38층에 만다린 오리엔탈의 다른 식음업장도 세곳 입점되어 있는데요, 애프터눈 티 라운지 포함 입구 네곳이 서로를 마주보고 있고 중간에 따로 로비가 하나 더 있어서 미리 오셔서 전망을 즐기시거나 애프터눈 티 마치시고 더 쉬다 가셔도 됩니다. 저희는 스콘 리필해서 너무 배불렀기 때문에 애프터눈 티 끝나고 한시간 정도 큼직한 로비 소파에서 노닥거리다 왔어요. 호텔 체크인 하는 공간이 아니라서 여유로운 분위기고요, 아무도 눈치 안줍니다. 

 

 

페닌슐라보다 양이 조금 더 많은 것 같기도 해요. 아무래도 전통 삼단 트레이 + 스콘 접시 구성이니까요, 세이보리까지 다 먹으면 정말 배부릅니다. 점심은 거르고 오시거나 우동, 소바 등 가벼운 메뉴로 간단하고 오시는 게 나아요. 

 

 

하나같이 다 맛있고요, 티 구성도 매우 훌륭합니다. 티 리필하실 때 종류 바꿔도 되는지 확인해 보시고 여러가지 시도해 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밀크티도 맛있고요, 머스캣, 화이트 상그리아, 리치, 망고 등 평소에 쉽게 접하기 어려운 진귀한 티들이 메뉴판 한가득이에요. 마치 예산은 생각하지 않고 최고의 애프터눈 티를 위한 모든 것을 모아놓은 느낌입니다. 사진으로는 잘 표현이 안되는데 트레이 및 티포트, 찻잔도 최고급이고 정말 예뻐요.

 

 

세이보리는 조금 느끼한 감이 있긴 했어요. 고급 페이스트리까지 곁들여서 신경 쓴 흔적은 보이는데 아무래도 달디단 디저트를 와랄랄라 먹다 보니 좀 상큼한 세이보리를 곁들였어도 좋았겠다 싶었습니다. 그래도 잘 먹고 왔어요. 

 

 

도쿄에서 타 호텔 디저트 뷔페도 한번 가봤는데 제가 선택을 잘못 했는지 너무 달기만 해서 많이 먹지도 못하고 별로 즐기지도 못했던 기억이 있어요. 뷔페는 더 많이 먹어야 이득, 이라는 생각이 드니까 좀 전투적으로 먹게 되는 경향도 무시할 수 없는 점 같습니다. 오히려 뷔페보다 양이 한정된 애프터눈 티 가격이 조금 더 비싸게 형성된 이유가 있는 것 같아요. 예약할 때는 솔직히 좀 후덜덜했는데요, 몇년이 지난 아직도 두고두고 남편과 추억할 수 있는 좋은 경험을 샀다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애프터눈 티의 퀄리티가 좋았고 아직도 많이 기억에 남네요. 예약이 가능하시다면 만다린 오리엔탈 적극 추천드리고요, 어려우시다면 페닌슐라도 충분히 괜찮은 선택입니다. 즐거운 여행 되시고요,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만다린 오리엔탈 근처에서 하던 현대미술 전시(아마도 Flowers by Naked) 사진 한장 남겨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