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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한 샌프란
[요즘미국] 발렌타인 데이 카드에 진심인 미국인들 본문
안녕하세요, 오들입니다. 이번주에 타겟에 갔다가 발렌타인 데이 카드를 구경하고 왔어요. 미국 사람들은 카드 쓰는 걸 정말 좋아하는 것 같아요. 시즌별로 새로운 디자인의 카드가 매년 출시되고 대상에 따라 취향에 따라 없는 카드가 없답니다. 요즘처럼 모바일로 뭐든 보낼 수 있는 세상에 아직도 이렇게 종이카드가 많이 나와서 신기하다는 생각도 드네요. 가격은 주로 5-7달러 선이고 특대형 카드나 팝업 카드, 특별한 장식이 부착된 카드들은 10달러까지도 한답니다.
왼쪽부터 오른쪽까지 이 매대 전체가 다 발렌타인 카드에요. 전통스러운 레드 및 핑크컬러가 대세지만 그 외 다른 컬러로도 엄청 많이 나와요. 이런 카드 구매하실 때는 따로 비닐 포장이 되어 있는지 잘 확인하시고 포장이 안 되어 있는 경우 카드와 뒤에 있는 카드 봉투도 같이 집어서 계산대로 가셔야 해요.
오늘은 저의 눈길을 끌었던 귀여운 카드 디자인 몇개 보여드릴게요. 카드 구경을 하다보면 특이한 영어표현도 많이 발견하게 되는데요, 이건 들어본 적이 없는 문구라 집에 와서 찾아보고 알았어요. You're the cat's pajamas 라고 써 있는데, cat's pajamas 라는 숙어가 있더라고요. 멋진 사람, 최고, 쿨한 사람을 뜻한다고 하네요. 즉, 네가 최고야! 라고 카드에 쓰여 있는 셈인데요, 분홍색 파자마를 입고 있는 귀여운 고양이 일러스트가 포인트에요.
두번째 고양이 카드에요. You're purrfect 라고 써 있어요. 영어로 고양이가 가르랑거리다를 purr이라고 하는데요, 갑자기 분위기 영어학원인데, 동사로도 쓰이고 명사로도 쓰입니다. Perfect 대신 purrfect라고 쓴 이유를 아시겠죠.
이건 장미꽃을 물고 있는 귀요미 댕댕이 카드네요. 심지어 강아지 코도 하트모양으로 그려놨어요. You're my favorite part of every day, 직역하면, 네가 내 매일의 가장 최고의 부분이야, 가 될텐데 이건 별로 낭만적이지 않군요. 네가 있어서 매일 행복해, 정도로 의역하는게 낫겠네요.
이건 통통한 곰 두마리가 어색한듯 허그하고 있는 카드에요. You're the bear-y best, 라고 또 word play를 하고 있네요. You're the very best 라는 문장에서 very 대신 곰이니까 bear-y 라고 바꿔서 썼어요.
이건 위의 곰카드 안에 쓰여있는 문구인데요, I'm forever yours 라는 말을 I'm fur-ever yours 라고 써 놨어요. 곰은 털이 많으니까 forever 대신 fur-ever, 이해가 가시죠? 솔직히 너무 아재개그 느낌이 나지만 조금 낯간지러워도 괜찮은 날이 발렌타인 데이니까요.
이건 남편이 아내에게 주라고 만든 카드네요. 마치 아내에게 발렌타인 데이에 꽃다발이며 초콜렛 상자와 초콜렛에 담근 딸기 및 스파클링 와인을 바 카트에 담아 서빙하는 모습 같네요. 무심한듯 투박하지만 디테일한 일러스트가 인상적이에요. 자세히 보시면 카드 종이 자체에도 엠보싱이 들어가서 더 특별한 느낌이 난답니다.
위의 바 카트 카드를 펼쳤을 때 문구에요. Spoil이라는 단어를 부정적으로 쓰면 망치다, (어린아이의) 응석을 받아주다, 혹은 드라마나 영화 결말을 듣는 사람이 원하지 않게 밝히다, 정도의 뜻으로 해석할 수 있는데요, 이 카드에서의 spoil은 굉장히 잘해주다, 라는 뜻으로 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아내를 공주처럼 떠받들어 주는 느낌을 상상하시면 될 것 같고요, 아내에게 너무 잘해주는 것마저 행복해 하는 사랑꾼 남편이 보낼 만한 카드군요.
이 카드도 굉장히 귀엽기도 하고 미국인들의 애정표현에 많이 쓰이는 문구가 보여서 찍어 봤어요. 해와 달이 따로 인쇄되어 부착된 디자인이고요, Love you to the moon and back 이라고 써 있어요. 지구에서 달까지 갔다가 돌아올 만큼 무지무지 사랑해, 정도의 느낌으로 이해하시면 될 것 같아요.
역대급으로 귀여운 고양이 카드 하나 더 발견했어요. 앞모습은 평범한데 열어보면 카드 전체가 촤르륵 펼쳐지는 반전 디자인의 카드에요.
고양이 좋아하시는 분들에겐 딱이겠어요. 카드 한장으로 무려 네마리의 새초롬한 고양이들을 만날 수 있는 혜자로운 디자인이네요. 여기도 purrrfect라는 귀여운 표현을 썼네요.
역시 미국 아재개그 카드에요. Will you be my Valentine? 대신 Will you beer my Valentine? 이라고 해놨어요. Be나 beer나 끝을 흐리면 발음은 비슷하니까요. 깨알같은 맥주 일러스트가 돋보이네요. Will you be my Valentine? 이라는 문장은 나와 사귀어 줄래요? 라는 돌직구 고백 멘트지만 워낙 대중적인 문구라서 친구들 사이에서도 가볍게 보낼 수 있는 카드로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이건 사실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거니까요, 어떤 경우에는 그린라이트가 될 수도 있겠죠? 혹시 썸타시다가 이런 카드 받으시면 카드를 준 당사자와 직접 확인하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카드 외에도 발렌타인 선물 포장지와 알록달록 종이가방 등을 다양하게 팔고 있어요. Be mine (내꺼하자) 같은 대담한 문구도 보이는데요, 역시 캐쥬얼하게 쓰이는 말이니 너무 놀라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는 순진하게 Be mine 카드 처음 받았을 때 대체 이게 무슨 뜻일까, 하고 엄청 깜놀했던 기억이 나요.
귀여운 강아지 인형들도 보였어요. 크기도 정말 강아지와 비슷하고 표정도 깜찍해서 한마리 데려오고 싶더라고요. 하트모양 머리띠는 분리 가능한 디자인이에요.
오늘은 다양한 미국의 발렌타인 카드 디자인을 소개해 드렸어요. 우리나라 카드와는 분위기도 다르지만 발렌타인 데이 하나를 위해 이렇게 많은 카드 디자인이 출시된다는 것 자체가 참 신기하게 느껴집니다. 참고로 미국의 연인들은 발렌타인 데이, 하면 최대한 고급지고 비싼 식당에 간답니다. 생일날에는 오히려 캐쥬얼한 외식을 즐기고요, 크리스마스나 추수감사절은 가족과 집에서 식사를 하고 럭셔리한 식당은 발렌타인 데이에 가는 거래요.
아직 발렌타인 데이까지 한참 남았는데요, 또 신기한 발렌타인 데이 풍경이 보이면 열심히 포스팅해 볼게요.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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